한 카페에 자주 갑니다. 사람이 있을 때도, 없을 때도 들어가요. 어떤 날은 그냥 빈 의자만 보고 나오기도 합니다.
빈 의자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보여요. 그게 좋아서 가끔은 그 옆 자리에 앉아 책을 펴기도 합니다. 어차피 책을 읽기에 좋은 자리는 늘 그런 자리니까요. 누군가가 떠난 자리, 누군가를 기다리는 자리.
우리가 매일 가는 카페와 식당, 공원과 골목에는 그런 자리가 늘 있어요. 우리가 거기에 앉아 5분만 머무르면, 그 5분이 우리 하루를 조금 더 깊게 만들어 줍니다. 그게 산책의 정의라고, 저는 생각해요. 그런 5분을 위해 일부러 어딘가에 가는 일.
─ 책의 다른 32편의 글도 모두 이런 톤으로. 길지 않고, 천천히 읽어도 되는.